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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언어가 달라서 같은 새를 보고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이름의 뜻은 같은데 실제로 가리키는 생물이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동물이 어떤 생물을 가리키는 것인지 헛갈리게 된다.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한 생물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런 이름을 바로 "학명(scientific name)"이라 한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일부에 사는 까치는 Pica pica(피카 피카), 호주에 사는 까치는 Gymnorhina tibicen(김노리나 티비켄)이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다. 국제적인 약속인 학명으로 대화를 나누면 누가 어떤 생물을 말하고 있는지 간단하고 정확히 소통할 수 있다. 학명은 기본적으로 두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년 5월 23일 ~ 1778년 1월 10일)에 의해 완성되었다(두 단어로 생물의 학명을 표현하는 방법을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이라 한다). 두 단어는 라틴어로 쓰며 기울여 쓰거나 밑줄을 그어 다른 단어들과 구분하고, 앞 단어의 첫 글자는 항상 대문자로 쓴다는 규칙이 있다. 벌써부터 어려워 진다고? 우리는 이미 학명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와 같은 공룡, 고릴라(Gorilla)와 같은 동물,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다알리아(Dahlia), 페튜니아(Petunia)와 같은 식물의 이름들은 학명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예이다. 좀 더 학명과 친해지기 위해 학명을 해부해보자. 두 단어 중 오른쪽의 단어가 "종(種species)"을 나타내고,왼쪽의 단어가 "속(屬genus)"을 뜻한다. 쉽게 말해 종이란, 자손을 낳아서 번식할 수 있는 생물들의 집단으로서 다른 생물집단과는 구별되는 생물학적인 단위다. 예를 들면 사람이라는 동물은 언어와 피부색이 다를지라도 남녀가 만나 자식을 낳을 수 있지만 사람은 청개구리와 만나 자식을 낳을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과 청개구리가 각각 하나의 종이다. 사람과 개구리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면, "청개구리(Hyla arborea)"와 "수원청개구리(Hyla suweonensis)"는 만나서 올챙이를 낳을 수 있을까? 이들은 모두 "청개구리" 이지만 서로간에 자식을 낳아 번식하지 못한다. 겉모습은 매우 비슷하지만 이런 특징 때문에 청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는 서로 다른 "종"인 것이다. 즉, 청개구리는 수원청개구리와는 비슷하고 가까운 친척이지만 사람과는 너무 다르고 먼 친척인 것이다. 이제 속(屬genus)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겠지! 진화적으로 가까운 종들의 묶음이 바로 "속"인 것이다. 그럼 "속" 중에서도 좀 더비슷한 것과 좀 덜 비슷한 "속"이 있을 것이고, 가까운 속들을 묶은 집단을 "과(科Family)"라 부른다. 비슷한 과를 묶으면 "목(目Order)", 비슷한 목을 묶으면 "강(綱Class)", 비슷한 강을 묶으면 "문(門Phylum)", 비슷한 문을 묶으면 "계(系Kingdom)"라 부른다. 아하! 우리가 지겹도록 외웠던 생물 수업 시간의 바로 그 종속과목강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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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왜 우리가 호모인지 알아볼 순서이다. 우리 인간은 학명으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슬기로운 사람)라 불리며, 호모속은 고릴라속(Gorilla; 서부고릴라, 동부고릴라)과 판속(Pan : 침팬지,
보노보), 퐁고속(Pongo : 보르네오 오랑우탕, 수마트라 오랑우탕)과 함께 "사람과"로 묶인다. 호모(Homo)는
라틴어로 인간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사피엔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종족"이고, 내가 "승배라는
이름을 가진 이씨 집안 사람"인 것과 같은 이치다. |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2과 이승배 연구사(고생물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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