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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부르는 새로운 용어 '규석기시대'를 알고 있는가? 규석기의 '규'는 반도체의 주원료인 규소(Silicon)에서 따온 것으로, '반도체'의 사용으로 예전에 상상할 수 없던 편안한 삶을 누리는 현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반도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용어가 됐고, 실제로 주변 전자제품의 대부분에는 반도체가 들어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현대사회를 규석기시대라 칭할 만하다.
반도체의 주원료인 규소(Silicon)의
이름을 따 만든 현대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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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작 인류에게 혁명에 가까운 편안한 삶을 선물한 '반도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것부터 거슬러 되새겨 보자.
도체(導體)는 전기 또는 열이 잘 흐르는 물질을, 부도체(不導體)는 전기 혹은 열이 잘 흐르지 않는 물질을 말한다. 대표적인 도체는 철, 알루미늄, 금 등을, 부도체로는 나무, 유리, 플라스틱, 종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럼 반도체(半導體)는 무엇일까? 절반을 의미하는 한자 半(반)처럼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정도 되는 성질을 지닌 물질을 말한다. 순수한 상태에서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부도체이지만, 인공적인 조작으로 도체처럼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다. 인공적인 조작이란 순수 반도체에 불순물을 섞거나 빛과 열을 가하는 것 등을 말하는데, 불순물의 종류와 양을 조절해 서로 다른 특성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반도체의 존재를 안 것은 오래 되지 않았지만, 반도체의 특성과 유용성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를 적극 개발하기 시작한다. 전류를 한 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다이오드나 전류를 증폭시켜주는 트래지스터 등의 기본 전자소자를 만들어 내고, 설계 방법을 달리해 전자소자에 전기배선을 다양하게 연결해 메모리, CPU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자부품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기술은 더욱 발달해 지금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컴퓨터, 핸드폰, 카메라 같은 전자제품부터 USB메모리, SD카드 등의 저장매체, 심지어 전자여권까지 생활 곳곳에 광범위하게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 생활에 반도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된 것이다. [사진1] [사진1] 일상생활 중 반도체가 사용되는 각종 전자부품 / SD카드, 교통카드, 전자여권
출처: 삼성반도체이야기, www.samsungsemicon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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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어떻게 생겼을까? 흔히들 기기 속 검정색 전자부품을 반도체라 부른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반도체를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패키지(덮개)일 뿐 진짜 반도체는 플라스틱 패키지(덮개)를 벗겨야 보인다. [사진2] 패키지(덮개)마다 보통 하나의 반도체를 쓰지만, 필요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반도체를 확대해 보면 거뭇한 바탕의 위로 반도체를 구성하는 각종 소자들을 연결하는 금속 배선들인 회로 패턴이 보인다. [사진3] 집이나 사무실등 건물을 소자로, 건물을 이어주는 도로를 금속 배선으로 비유할 수 있다. 잘 배치된 건물과 길이 멋진 도시를 만들 듯, 소자와 배선을 적절히 배치해 잘 설계하면 다양한 기능의 반도체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기술은 더욱 발전해 최근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투명하면서도 휘어지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4] 이 반도체가 개발되면 옷이나 시계처럼 착용이 가능한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만들 수 있다. 평면 세계에서 곡면 세계로 진입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상용화되는 그때는 시커먼 돌덩이(규소, silicon) 세상인 규석기시대를 넘어 또 다른 새로운 시대가 인류에게 열릴 것이다.
[사진2] 전자부품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벗겼을 때 보이는 반도체들
하나의 패키지에 2개 이상의 반도체를 사용한 부품들도 있다(우측)
출처 : Wikipedia.org
[사진3] 반도체 위의 회로 패턴들
출처 : Wikipedia.org
[사진4] 휘어지는 반도체
(4000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8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
출처 : IMEC
글 : 국립과천과학관 김덕환 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