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들의 주된 고민은 '어떻게 더 아름답게 디자인할 것인가'로 말할 수 있다.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소재와 재료를 찾아 적용하고, 거기에 여러 기법을 구사하며 옷을 입힌다. 하지만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사용하는 소재나 재료도 '사용자가 이용하기에 편하면서도 유용하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부합할 때에만 유효하다. 그러다보니 자고, 앉고, 서고, 무릎 꿇고, 기대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사람들의 자세를 파악하는 것 역시 디자이너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것은 오롯이 디자이너들만의 일이 아니었다.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인 '인간공학'이 과학계에도 존재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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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공학은 인간의 행동이나 심리연구, 인체역학 등에 기초해 인간에 대해 연구하고, 인간과 다른 시스템 간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공학은 그리 오래된 학문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공학을 통해 얻어진 신체의 동작 행위에 대한 수치와 자료들에 주관적인 직감이나 경험에 의존했던 종래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인체공학은 사용자가 요구하는 기능을 디자인적으로 적용 가능한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위한 기초자료로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간공학이 적용되는 범위는 일상생활 전체라고 할 만큼 그 범위가 아주 넓다. 지금 앉아있는 의자의 구조나 책상의 높이, 컴퓨터 키보드의 간격 등도 설계 시점부터 인간공학 연구 결과에 의한 수치가 반영되어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가구나 기타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은 물론 우리가 거주하는 건축, 실내 공간 디자인에도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인간공학적인 요소가 반영되고 있다.
제품 및 공간 설계 시 인체의 동작 행위를 치수화하여 적용(각 나라별로 평균 신장과 몸무게의 차이를 고려하여 적용)
출처 : The Measure of Man and Woman : Human Factors in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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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는 인체의 치수를 연구하는 인간공학적 요소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성을 연구하는 감성공학적 요소도 아주 중요하다. 감성공학기술이란 인간의 감성을 측정한 뒤 과학적으로 분석, 평가하여 이를 제품이나 환경설계에 응용하여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락하게 만들고자 연구하는 기술이다.
감성공학기술을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특성과 감성에 대한 인간공학적 연구가 먼저 진행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 인간의 감성을 측정하는 측정기술센서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 여러 기능을 지닌 센서를 상품화할 마이크로 가공기술이 필요하며, 센서에 포착된 감성을 처리하기 위한 기술도 요구된다.
예술의 과학화를 시도하는 기술들은 멋스러운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명제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과학을 통한 디자인 향상 외에 '사용자의 작업환경개선' 같은 기능적인 부분까지도 충족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용자들의 피로도와 스트레스에 따른 기분상태를 체크해 자동으로 조명을 조절되거나 음악을 연주되게 할 수 있다. 또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디지털 벽지의 컬러나 디자인을 바꿔 실내 분위기를 바꿔주는 일도 고려할 수 있다. 소음이나 먼지를 측정한 후 창문을 자동으로 열어 환기를 시키는 일도 과학을 접목시켜 사용자의 능률까지 향상시키는 예가 될 것이다.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보고 그것을 사용할 때 사람들은 분명한 이유를 댈 수 없지만 '좋다', '마음에 든다'라고 말한다.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에는 디자이너와 기술자들, 연구자들의 치열한 노고가 숨어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감성디자인의 대표로 손꼽히는 애플의 디자인
출처 : www.apple.com
글 : 국립과천과학관 곽혜진 연구사